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1년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이 전 대표는 "국민이 나라 걱정하는 지경"이라며 "못다한 책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취재)2023.6.24/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년간의 해외 체류를 끝내고 24일 귀국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사실상 정치 활동 복귀를 선언했다.

이날 공항에는 친낙(친이낙연)계 국회의원들과 지지자 1500여 명이 몰렸다. 입국장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여기저기가 무너지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에 말한다. 모든 국정을 재정립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일본을 향해선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중지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사법리스크’ 등 당내 상황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 현 정부 비판에만 집중했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당에서 역할을 맡기보다 지난달 출간한 책(대한민국 생존전략)으로 북콘서트 등 강연을 할 예정이라고 이 전 대표 측은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이 전 대표의 귀국이 그간 뚜렷한 구심점이 없던 비명계가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시각이 있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총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에 이재명 대표 체제가 조금만 흔들려도 ‘이낙연 역할론’ 얘기가 나오지 않겠냐”고 했다. 설훈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귀국 발언에 “당이 위기에 처하면 몸을 던져 구해내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25일 이 전 대표 귀국에 대해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 귀국 뒤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24~25일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들이 이 전 대표를 비난하고 탈당을 요구하는 글이 수십개 올라왔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를 향해 “금의환향하듯 했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일 뿐, 반성문부터 쓰라”고 했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못다 한 책임 운운할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무능·실정에 ‘못다 한 사과’부터 하는 게 도리”라며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아무리 엉망이라 한들 이낙연 전 총리가 대체재가 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