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5일 혁신기구를 맡아 당을 쇄신할 책임자로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지난달 쇄신의총에서 당을 쇄신할 혁신기구를 띄우겠다고 발표한 지 약 한 달 만에서야 장(長)을 인선한 것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원칙주의자이고 개혁적 성향이 있으며 정치권에 몸을 오랫동안 담지 않았기 때문에 참신성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혁신기구 명칭, 과제, 역할 이런 것은 혁신기구에서 김 교수와 혁신위원이 논의할 예정으로 논의 결과는 당 지도부가 전폭 수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당직자는 “후보로 거론됐던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태일 장안대 전 총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젋고 여성이라 혁신 이미지에 맞는다는 것을 감안한 인선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만하임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재인 대표 시절 당무감사위원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20년 여성 최초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5일 임명 9시간 만에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 등으로 낙마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과 비교하면 친이재명 색채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명예이사장이 낙마한 이후 새 혁신기구 책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후보군의 소셜미디어 게시글과 재산 형성 과정을 철저 검증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서울 서초구에 지난 2020년 기준 공시가로 도합 36억원에 달하는 2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 채는 남편과 사별하면서 상속받은 것으로,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두 아들과 지분을 나눠갖고 있어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혁신기구가 당내 계파 갈등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비명계는 개딸 등 강성 지지층과 선을 긋고 이 대표 퇴진까지 포함한 당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친명계는 대의원제 폐지와 현역 의원 기득권 타파가 혁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