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선임됐다가 9시간 만에 사퇴한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친명계와 비명계 갈등이 심해지고,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며 ‘심리적 분당 상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안민석 의원이 2022년 10월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는 모습. /뉴스1

5선 중진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8일 “분당 깃발을 들려면 대선 지지율이 10%는 나와야 하는데, 유력한 대권 주자가 없어 당이 나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문제는 심리적 분당 상태, 서로 증오하고 도저히 상종할 수 없는 세력으로 적대시하는 상태가 정말 걱정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어제 소장파 의원들과 만나 당 내부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는데, 다들 ‘갈수록 분열이 격화한다’고 걱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안 의원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 귀국이 당 분열 분위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 정치권에선 오는 24일 이 전 총리 귀국을 계기로 당내 친낙계가 결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중진 의원 한 분께서 계속 방송에 나가서 아주 강한 톤으로 당대표가 혁신위원장 건을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한다”며 “의총 때는 이야기하지 않고 방송에 나가서 이야기한다.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비명계인 5선 이상민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안 의원은 “당의 경고가 있어야 하고, 경고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중징계도 할 필요가 있다”며 “당의 기강이 없는데 무슨 혁신이 가능하겠는가”라고 했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재명 대표 사퇴론에 대해 “모든 사안에 대해 ‘기승전사퇴’로 판단하면 당대표를 한 달에 한 번씩 뽑아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 대표가 전날 ‘무한책임’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혁신위원장을 추천하고 논의해 결정했는데 국민적 시각과 당내 여러 입장에 의해 사퇴하게 된 상황에 최고책임자로서 결과론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또 “일부 의원은 대표 사퇴 주장을 하는데,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도 잘못이 있으면 바로 사퇴하느냐”고 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전날 “이재명 대표가 팬덤 지지층을 강화하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중도층 지지를 얻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서도 “팬덤의 긍정적 에너지는 인정하고 받지만, 어느 기준을 넘어선다고 하면 단호하게 끊고 간다는 생각이 이 대표에게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이래경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혁신이라는 것은 구성원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소통과 민주적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래경 혁신위원장 관련한 상황은 그러한 기본적인 전제를 충족시키지 못한, 굉장히 거꾸로 가는 인선이었다”고 했다. 장 의원은 “혁신의 방향성보다 당내 갈등이 표출되는 상황이 돼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