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사태를 촉발시킨 김남국 의원이 11일째 공개 장소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수배령이라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을 탈당했고 15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모든 의혹을 홀로 광야에 서서 해소하겠다”고 말한 뒤 모습을 감췄다. 국회 본회의, 상임위 회의에는 불참했다. 지난 18일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가평휴게소에서 김 의원을 목격했다며 공개된 사진이 전부다.
김 의원은 지역구인 안산도 아닌 다른 곳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친야 성향의 온라인 게시판에 접속한 정황이 포착됐는데, 여론 동향을 살피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과 통화했다면서 “(김 의원은) 지방에 있다. 서울에 있으면 자꾸 기자 만나게 되고 정치인 접촉하게 되고 그러지 않겠냐”며 “멀리 떠나서 성찰과 반성의 시간에 필요한 그런 공간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곧 아마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 사무처는 지난 25일 김 의원이 한때 수십 억원 규모를 보유했던 코인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 관계자들이 국회를 14차례 찾았지만 방문 내역에 ‘김남국 의원실’은 없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국회의 발표 뒤 김 의원과 통화했다면서 “좀 목소리가 좋아진 듯했다”고 했다. 김 의원이 위메이드 측과 접촉한 적 없다는 기존 주장이 힘을 얻는 정황이 나오자 목소리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이날 같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그거야 (위메이드가) 김 의원은 로비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이미 이익공동체로 위믹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만나서 로비를) 그걸 뭐하러 하느냐”고 했다. 위메이드 입장에선 김 의원을 만날 필요도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코인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았다. 단장인 김성원 의원은 “김 의원이 모든 코인 거래 내역을 이미 거래소로부터 받아 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내역을 소상히 밝히고 국민 앞에 나타나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 등 특정 코인을 거래소 상장 직전 대량 매입한 정황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빗썸 측은) 상장 정보의 사전 유출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개인 일탈까지 배제하진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거래서 내부 인사의 ‘개인 일탈’로 코인 상장 정보가 김 의원에게 제공됐을 가능성은 있다는 취지다.
국회는 오는 30일 윤리특위에서 김 의원 징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김 의원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다면 국회가 조속히 제명할 수 있도록 여야가 제명 촉구 결의안이라도 내야 할 때”라며 “민주당은 제명쇼만 하지 말고 실천으로 의지를 보이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