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에도 정부의 경제·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당내의 사퇴 압박을 돌파하기 위해 정부 비판 수위를 높여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친명(친이재명) 의원들도 사퇴론을 강하게 부정하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까지의 모습대로라면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가 걱정된다”며 “(윤석열 정부가) 민생 경제의 고통과 위기를 제대로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마다 역대 최악을 갱신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시간 지나면 좋아질거란 근거 없는 행복회로만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무능을 넘어서서 정부 여당 전체가 민생과 국정에 아예 손 놓았다는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도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국민에게 굴욕적인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결국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길을 열지 않겠냐”며 “이는 대한민국이 북·중·러, 한·미·일 군사적 진영 대결의 전초 기지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비명계 의원들의 책임론 제기를 어떻게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래요?”라며 웃기만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만약 이런(이재명 대표) 체제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당내 분열이 어마어마하게 심각했을 것”이라며 “하나된 힘으로 당당히 맞서는 것이 당원, 의원으로서의 자세”라고 했다. 과거 문재인 당 대표 시절에 비하면 이재명 대표 체제는 훨씬 안정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남국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 대표를 하면서 당 지지율이 20% 초반에 불과했고 내부 분열도 굉장히 심했다”며 “그땐 도저히 당 대표 리더십을 갖고 총선을 치르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지지율을 꾸준하게 끌어올려 40% 후반대가 나왔고, 지도부가 친명 일색이 아니라 당내 화합을 이끌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