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질서 있는 다양성이 우리 당에 필요하다”며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실제로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주요 당직 인선은 김 대표가 표방한 탕평 정책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집권여당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 후보군으로 비윤(非尹)계 3선 유의동 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오는 13일 최고위원회에서 주요 당직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날 정책의총에서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앙금들은 기억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다양성을 존중하며 그 속에서 질서도 찾겠다”고 했다. 이는 새 지도부가 친윤(親尹)계로 구성된 만큼, 비주류인 비윤계까지 두루 등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의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에는 친윤계 재선인 이철규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도 가깝다. 사무총장은 평소에는 당 살림살이를 담당하지만, 선거철에는 통상 부위원장 자격으로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한다. 돈과 인사를 담당하는 만큼 보통 대표와 가까운 인사가 기용된다.
김 대표는 주말까지 다양한 수렴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사무총장 인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질서라는 측면에서 당 주류인 이철규 의원이 적격이지만 다양성에 대한 요구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친윤 색채가 덜한 3선인 박대출·윤재옥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자칫 ‘윤핵관 역풍’ 조짐이 보이면 이들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할 여지도 남겨둔 셈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김 대표와 얘기가 통하고 대통령실과도 가까운 이철규 의원이 사무총장 0순위”라면서도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박대출·윤재옥 의원이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했다.
공천 여론조사를 관장하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자리에는 당내 전략통인 박수영 의원이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특보 출신인 박 의원은 당내 친윤 초선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분야 전문가인 김행 전 비대위원 또한 거명되고 있다.
김 대표는 사무총장과 여의도연구원 이외의 주요 당직에선 ‘탕평 인선’과 다양성에 무게를 싣는다는 구상이다. 이런 탕평 인사 차원에서 정책위의장에 3선 유의동 의원이나 재선 송언석 의원 등을 기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책위의장은 내달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 교체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앞당겨 한 번에 인선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기현 원내대표는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계인 유 의원이 당 지도부에 입성한다면 그 자체로 당 화합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두 자리인 사무부총장에서 탕평 인선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현재 조직부총장·전략부총장으로 호남 출신인 재선 이용호 의원과 친윤 초선 박성민·배현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대변인으로는 재선 이만희 의원, 초선 강민국 의원,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물망에 올랐다. 김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도 ‘연포탕’ 기조에 맞춰서 인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열린 정책의총에서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신도시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를 비롯한 전국 노후 택지 지구 49곳에 재건축 안전 진단을 면제·완화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