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사퇴론이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공개 발언을 꺼렸던 비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대표 측에선 비명계 달래기 차원에서 당직 인선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6일 MBC 라디오에서 “당대표에 당선됐으면 ‘방탄 정당’ 공격을 넘어설 수 있는 대안과 전략을 제시하고 그 리더십을 발휘할 책임이 있다”며 “(이 대표의 민생 메시지가) 안 먹힌다면 당대표를 물러나겠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얘기”라고 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 악화해 당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다. 비명계 전재수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비명계 색출 행태를 “싸움이 난 데다가 더 큰 싸움을 만들고, 갈등과 분열이 있는 곳에 기름을 붓는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10년 사이에 당 분위기가 최악”이라며 “경험해 보지 못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당 내홍이 깊어지면서 이 대표는 지난 4일 직접 개딸들을 향해 자제를 요청했지만, 당내에선 “면피성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뒤늦게나마 한 건 다행이지만 무슨 효과가 있느냐,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는 당원이나 의원들도 있다”고 했다.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들은 7일 예정된 토론회는 취소했지만, 만찬을 하며 향후 움직임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반발이 커지면서 이 대표 측은 당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앞으로 당내 소통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인사 변화 등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비명계나 계파 성향이 옅은 의원들을 새로 당직에 기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친명 의원은 “결국 지지율이 문제인데, 총선이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으면 이 대표 얼굴로 계속 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명 강경파에선 “비명계에 자리를 내줘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