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23일 “내가 안철수 후보를 꺾고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판이 뒤집힐 것”이라고 했다. 천 후보는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공천에 대해 “공정한 공천 룰을 만들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도 그 안에서 경쟁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의 노동개혁은 적극 지원하겠지만 ‘반노동’으로 흐르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경선 후보가 23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천 후보는 “공정한 공천 룰을 만들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도 그 안에서 경쟁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고운호 기자

-판세를 어떻게 읽고 있나.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듯이 이미 안철수 후보를 제쳤다고 확신한다. 0선인 제가 대선주자를 제칠 정도까지 왔다는 것만으로도 사건이다. 안 후보가 결선에 간다면 싱겁게 패배하겠지만, 천하람이 안철수를 꺾고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판이 뒤집힌다. 그쯤 되면 당원들이 다음 날 신문 헤드라인에 ‘개혁’이라는 단어가 나오게끔 전략투표 하시지 않겠나.”

-반윤(反尹)인가?

“원칙 있는 친윤(親尹)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거짓말 안 하는 친윤이다. 그 어떤 당대표도 대통령 말대로 100% 다 해드릴 수는 없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무엇이든 다하겠다는 후보는 지금 대통령 상대로 사기 치고 있는 것이다. 80%는 대통령 의견대로 가되, 관행대로 나머지 20%쯤은 정당의 뜻을 솔직하게 전달하겠다.”

-당대표 되면 분란이 생길 거란 우려도 있다.

“공천 시기에 갈등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의원 중간평가로 하위 20%는 컷오프(공천 배제)시키겠다. 이것이 좀 시끄럽더라도 총선 승리에 확실히 약이 될 것이다. 대신 모두가 납득할 만한 공정한 공천 룰을 짜겠다. 이 룰에선 윤핵관들에게 특혜도 불이익도 없을 것이다. ”

-이준석 대표 때 당정 갈등이 컸다.

-공격적인 이 전 대표가 ‘손흥민 드리블’로 치고 나가니까 전통적인 지지층이 못 따라갔다고 본다. 60대인 대통령도 전통 당원들의 인식을 많이 전달받았을 것이다. 저는 속도 조절 하겠다. 산업화 세대에 대한 존경심을 더 많이 표현할 생각이다.”

23일 국민의힘 당대표 천하람 후보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총선 전략은 뭔가.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다. 어디까지나 저는 외연 확장 보완재로서 대통령의 ‘플러스 알파’가 되고자 한다. 반대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마이너스 알파가 될 공산이 크다.”

-인재 영입 구상은 뭔가.

“우리 당은 ‘뉴페이스’ 중독이다. 적당히 똑똑하고 적당히 돈 많은 사람들 깜짝 영입해서 달라진 게 있었나. 저는 총선 6개월 전에 인재 영입을 마무리하겠다. 그 대신에 당을 위해서 헌신한 당직자, 보좌진, 지방의원과 같은 ‘중고 신인’을 적극 발탁하겠다.”

-합동연설회에서 ‘노조가 무조건 악이냐’고 했는데.

“국민의힘이 반노동 정당이 되어선 안 된다. 산업화 시대에 청춘을 갈아 넣은 분들의 삶도 챙기겠다는 거다. 국민 절대 다수가 노동자 아닌가. 보수 정당은 더 넓은 영토로 가야 한다.”

-MZ세대가 민노총을 외면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꼰대 민노총이 MZ세대를 향해서 ‘한미동맹을 해체하자’ ‘너네는 못 배워 의식이 없다’고 다그치고 있다. 소위 ‘노란봉투법’이 통과된다면 오히려 민노총·민주당은 공멸할 수밖에 없다. 불법 과격투쟁이 일상화된다면 국민들이 이 집단들을 퇴출시키지 않겠나.”

-너무 일찍 큰 무대에 오른 것 아닌가.

“당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으니, 당원들이 차세대를 현재로 끌고 온 것 아닌가. 현재 저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조차 느끼지 못하는 후보들이 ‘천하람은 아직’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