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8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맡게 돼 있는 ‘탄핵 소추위원’을, 탄핵안을 직접 발의한 의원만 맡을 수 있도록 바꾸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소추를 강행했을 때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소추위원을 못 맡게 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법이 개정되면 탄핵을 추진한 민주당 의원만 소추위원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패싱법이나 다름없다”며 “거대 야당이 법사위를 무력화하는 ‘법사완박(법사위 권한 완전 박탈)’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으로 민주당 원내법률부대표인 최기상 의원은 이날 헌법재판소법과 국회법에서 ‘법사위원장이 탄핵 소추위원을 맡는다’는 조항을 ‘탄핵소추를 발의한 의원 중 1인이 맡는다’로 바꾼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탄핵 소추위원은 헌재 탄핵심판에 국회 대표로 나가 탄핵 사유와 필요성을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현행법은 어느 당이 탄핵을 주도하든 소추위원은 법사위원장이 맡게 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안이면 민주당 의원만 소추위원이 될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선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과반 의석을 이용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됐다. 하지만 작년 7월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은 이후엔 민주당이 탄핵안을 통과시켜도, 국민의힘 법사위원장이 헌재에서 “이 탄핵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법 개정안이 당론(黨論)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법안 발의에는 당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등도 참여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법 취지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이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리자, 법사위 절차를 건너뛰어 본회의 직회부를 요구하는 안건을 농해수위에서 다시 단독 처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양곡법으로 법사위를 패싱하더니, 이번엔 법사위원장 패싱을 시도하고 있다. 식물 법사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탄핵 소추위원은 국회가 탄핵이라는 중대 사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대표 역할을 한다”며 “법사위원장이 맡는 법 취지와 의미가 있는데 민주당이 당리당략에 따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