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親尹)·비윤(非尹) 의원들이 신규 당원 모집 경쟁에 나섰다. 국민의힘 규정상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책임당원 자격이 주어진다. 내년 3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올 연말까지는 당원으로 신규 가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 안팎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대거 유입된 2030세대 신규 당원들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부산 지역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스피드를 내서 3월쯤에는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지 않겠나”며 “100만 책임당원 시대에 걸맞은 우리 당원들의 역할과 권한을 (전대 룰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또 “1반 반장 뽑는데 3반 아이들이 와서 당원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오염시키면 되겠나”라고도 했다. 이는 당대표 선거에서 당심(黨心) 반영비중을 높이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방지조항’도 반영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현재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78만명 규모로 파악된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에는 79만~80만명으로 정점(頂點)을 찍었다고 한다. 이후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75만명 가량으로 줄었다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다시 ‘입당 러시’가 이어지면서 78만명 선으로 반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당시 이준석 대표는 부산 지방선거 당선인 워크숍에서 “국민의힘의 책임당원 79만명”이라고 했었다.
지방선거 이후까지 국민의힘 당원 확장을 견인했던 곳은 수도권이었다. 지난 7~8월까지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신규 당원이 대거 유입되면서 2030세대 당원 비율(17~18%)도 상대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 당 관계자 설명이다. 같은 시기 6070세대 책임당원 비율은 38~40% 정도였다. 국민의힘 주요 당원층이 2030세대와 6070세대로 양분된 형국이다.
이 전 대표는 재임 시절부터 꾸준히 온라인 당원 가입을 독려했고,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인 지난 10월에도 “어느 누구도 탈당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있어달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자신은 탈당하지 않을 테니 지지자들도 국민의힘 당원으로 계속 남아달라는 취지다.
이 대표 시절 유입된 신(新)당원들은 내년 전당대회에서 비윤 성향 당대표 후보에게 표심이 쏠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들 상당수가 ‘이준석 사태’ 이후 친윤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친윤계 중심으로 당대표 선거에서 당심 반영 비율을 90% 또는 100%로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모든 당원이 그들의 우군(友軍)이라는 것은 착각”이라고 했다.
이 점을 의식한 듯 최근 친윤계 의원들도 최근 지역구에서 신규 당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친윤계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 출범으로 원내(院內) 세 구축에 나서는 동시에 전당대회에서 움직일 수 있는 당원 규모도 확장한다는 포석이다. 지난 10일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부산과 경남에서 버스 60대, 3000여 회원이 합천체육관에서 단합의 시간을 가졌다”며 지역 조직인 ‘여원산악회’ 모임 사진을 올린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당대표는 6070세대의 선택에 따라 대체로 결정됐다. 2019년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전통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오세훈 서울시장을 누르고 당대표에 선출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선거인단·여론조사에서 고루 높은 득표율을 얻은 것도 6070세대의 ‘양해’가 있기에 가능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당원 비율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내년 당대표 선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내년 전당대회에서는 새롭게 부상한 신당원과 구(舊)당원의 노선 투쟁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