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법인세 인하를 반대하는 민주당을 설득 중인 것으로 7일 파악됐다. 민주당 출신인 김 의장은 세계 반도체 경제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법인세 인하가 절실하다고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이날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이어갔지만 지역화폐 등 이재명표 예산, 법인세 등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월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2.11.14/뉴스1

최근 김진표 국회의장은 민주당에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 ‘선(先) 통과, 후(後) 2년 유예’ 중재안을 제시하며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김 의장 중재안의 골자는 정부안대로 법인세를 현행 25%에서 22%로 낮춰 통과시키되, 시행 시기는 2년 유예하는 것이다. 김 의장은 ‘법인세 인하=재벌 특혜’라는 민주당 반대 논리에 대해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을 설명하며 “국가경쟁력이 달린 일”이라고 했다. 김 의장 측 관계자는 “반도체 주요 경쟁국인 대만의 경우 법인세율이 20%이고 지방세는 아예 없다”며 “한국은 법인세율 25%에 지방세까지 합치면 27.5%에 달하는데 조세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가 미래 먹거리를 대만에 빼앗기게 된다는 게 김 의장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주 원내대표는 “세수가 늘긴 했지만 40%를 지방으로 보내야 해서 중앙정부의 재량 예산이 대폭 줄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라며 “감액 규모를 예년과 같이 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감액 규모를 두고 터무니없는 입장을 계속 고집하고 있다”며 “입장 차이가 현격해 좁혀지지 않는 중”이라고 했다. 경찰국 신설 등 윤석열표 예산을 줄이는 대신 공공임대주택, 지역화폐와 같은 이재명표 예산을 늘리자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여야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예산 등 일부 쟁점 예산에 대해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이재명표 예산을 반영해야만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국은 대선을 부정하겠다는 심리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만약 쟁점이 다 처리되지 않으면 증액은 포기하더라도 감액만으로 하는 단독예산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