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된 지난 주말 내내 공식 일정 없이 민생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했다. 이 대표는 19일 “저의 정치적 동지 한 명이 또 구속됐다. 유검(檢)무죄 무검유죄”라며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일한 걱정은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 파괴에 혈안인 정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이라며 “민생을 지키는 야당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가 나서서 주거 안정을 보장하는 긴급한 대책이 필요한 때”라며 “민주당이 국토위 예산소위에서 정부가 삭감한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원상복구시킨 이유”라고 했다. 그는 “저소득 무주택자들의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등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예산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했다. 검찰 수사 관련한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주말 내내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 대표가 민생 메시지에 주력한 것은 자신의 ‘사법 리스크’ 대신 현 정부 실정을 부각하는 한편, ‘방탄 논란’으로 흐트러진 대여(對與)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표 관련 검찰 수사를 둘러싼 당내 분위기는 혼란스럽다. 친명 인사들은 검찰 수사가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비명 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친명 핵심 박찬대 의원은 “검찰은 사실관계도 틀린 엉터리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정치·조작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고,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 실장에 대해 “결코 검찰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일을 저지를 사람은 아니라는 게 제 확신”이라고 했다. 반면 비명계에서는 ‘검찰 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에 속한 의원들조차 정 실장 구속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거리를 두고 있다.
이처럼 당내 반응이 엇갈리는 데다, 이 대표 역시 조만간 소환 통보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 대표 리더십은 취임 석 달도 안 돼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의원총회에선 당 지도부가 자료까지 배포하며 검찰 수사가 조작이라는 점을 설명하자, 의원들 사이에서 공개 반발이 나왔다. 이 대표가 강조한 법안도 당내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한 비명 의원은 “곧 이 대표 소환 조사가 이뤄지고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결과가 나오면 새로운 리더십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가 정 실장 구속을 ‘검찰의 조작’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 대표의 황당한 억지 주장이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제 진짜 몸통도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