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를 찾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소방대원들과 간담회를 하던 중, 긴급 출동 벨소리가 울리자 소방대원들이 급히 달려나가고 있다. 이날 간담회 중 두 차례나 긴급 출동 벨소리가 울렸고 간담회는 30분 만에 종료됐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들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용산소방서를 방문했다. 그런데 간담회 도중 관내 사고로 두 차례나 비상 출동 명령이 떨어지면서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간담회는 이 대표가 ‘소방의 날’을 맞아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고생한 용산서 대원들을 위로하고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 대표를 비롯해 소방대원 출신인 오영환 의원과 이태원 현장에서 구급 활동을 했던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소방대원 30여 명이 간담회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 10분쯤 용산소방서에 도착해 간담회장 앞에서 대기하던 소방대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입장했다. 이 대표가 “앉으시죠”라고 말하며 착석했고, 사회를 맡은 소방서 현장 팀장은 “바쁘신 국정 활동 중에도 이렇게 용산소방서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구조 출동을 알리는 벨소리가 큰 소리로 울렸고, 의자에 앉아있던 소방대원 18명 가운데 11명이 용수철처럼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갔다. 현장 팀장은 “일선 소방서는 24시간 출동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대원들이 이렇게 신속하게 나가고 있다”며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대원들 여럿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이 대표와 의원들 앞에서 이태원 참사 당일 활동 상황 등에 대해 브리핑했다. 그런데 브리핑 도중 또다시 출동 신호가 울렸고, 남아있던 일부 대원도 긴급 출동을 위해 간담회장을 빠져나갔다. 처음 울린 벨소리는 원효대교에서 한 시민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 두 번째는 관내에서 발생한 택시와 오토바이가 충돌한 교통사고였다.

간담회 자리가 많이 빈 상황에서 이 대표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참사 당시를 회상하며 울먹이는 대원들을 향해 “부당한 책임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공감한다”며 “전쟁에 졌을 때 지휘관의 책임이 제일 크지, 일선에서 싸운 병사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했다. 간담회는 시작 30분 만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