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9일 쌀 초과 생산분을 정부가 강제 매입토록 하는(시장격리 의무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했다. 지금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면 그 범위 안에서 정부가 재량으로 매입하도록 돼있는 것을 ‘의무 매입’으로 바꾼다는 내용이다. 이는 쌀의 과잉 생산을 더 유발할 뿐만 아니라 예산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도 반대했던 사안이지만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명백한 의회 다수당의 횡포이자, 법안소위·안건조정위·전체회의까지 3번째 연속 날치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항의에도 전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 11명과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윤미향 의원 등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면 올해 5600억원(전망)인 쌀 매입 예산이 8년 뒤인 2030년에는 2.5배 증가한 1조4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연평균 1조원 넘는 재정이 쌀 매수에 들어가는 셈이다. 현재도 쌀이 20만t 이상 초과 생산되는데 정부가 의무 매입해주면 농민들의 쌀 생산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면 쌀 초과 생산량이 올해 25만t에서 2030년 64만t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다. 시장격리를 의무화하지 않았을 경우 2030년 24만t으로 오히려 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기획재정부도 지난 4월 농식품부에 반대 의견의 검토 의견서를 보냈다.

하지만 민주당은 “쌀 생산은 기상 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아 생산량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등 이유를 들며 비용추계서 없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이 예산이 수반되는 법을 발의하면 비용 추계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민주당은 개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이 쥐고 있어 상임위 최종 관문인 법사위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