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당협위원장 재정비를 예고하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역 당원 조직을 관리하는 당협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는 차기 당권 경쟁은 물론 2024년 총선 공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친윤 그룹이 주도하는 ‘반대파 솎아내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은 18일 라디오에 나와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를 치를 때에도 당협위원장 정비가 안 됐고, 그 속에서도 선거를 치렀다”며 “3~4개월짜리 단기 (비대위) 체제가 정비를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했다. 이어 “과도적인 체제라면 전당대회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진석 비대위’ 역할은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준비에 국한돼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국민의힘 전국 253개 당협 가운데 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은 67곳에 달한다. 비대위는 67곳의 당협위원장을 인선하는 한편, 이르면 내달부터 실시되는 당무감사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되는 당협위원장 교체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100곳에 이르는 지역에서 당협위원장이 바뀔 수도 있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내정된 16곳의 당협위원장들의 물갈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비윤(非尹)계인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협위원장부터 ‘내 새끼’들로 채우려는 것이냐”며 “당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를 멈추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가처분 사태로 미뤄왔던 일정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당대회가 다가오는 만큼 ‘풀뿌리 조직’인 당협을 재건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절차라는 것이다. 김행 비대위 대변인은 “70개에 가까운 당협위원장이 공석이고, 1년에 한 번씩 반드시 해야만 하는 당무 감사 또한 총선 이후 실시하지 않았다”며 “당의 정상화 안정화를 위해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작업”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9일 국민의힘 원외(院外) 당협위원장과 취임 이후 첫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여당과의 소통 강화 차원”이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당협위원장과 내는 메시지에 따라 ‘당협 재정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