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기본 소득’이란 용어가 들어간 당 정강·정책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30일 커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간판 정책인 ‘기본 소득’을 비판하고 정책을 차별화하려면 내부 정비로 당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2.9.28/뉴스1

‘기본 소득’을 언급한 국민의힘 정강·정책은 2020년 9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만들었다. 여기엔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 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고 적혀 있다.

이재명 대표는 기본 소득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이 점을 ‘역공(逆攻)‘ 소재로 삼았다. 그는 지난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기본 사회’를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정강 정책 제1조 제1항에도 기본 소득을 명시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완의 약속이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사실 김종인 위원장이 정강·정책을 만들던 시기부터 ‘기본 소득 삽입’과 관련해서 부정적 여론이 없지 않았다”면서 “구체적 정책을 집어넣기보다는 ‘튼튼한 안보, 따뜻한 경제’처럼 당의 정신만 밝히는 방식으로 개정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당이 (이재명의) 기본 소득을 당당하게 비판하려면 한 가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바로 우리 당 정강·정책 1번에 있는 기본 소득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강·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본 소득을 비판하려고 하니, 우리 당 스스로 앞뒤가 맞지 않고 스텝이 꼬이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기본 소득 대신 어려운 분들을 더 많이 도와드리는 공정 소득(negative income tax)을 대안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당장 정강·정책이 개정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강 정책은) 이 후보가 말한 기본 소득과 다르다”고 했다. 윤창현 의원은 “정강·정책 개정은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며 “약자와 동행’이라는 기본 정신을 살리면서 기본 소득의 개념을 확장적으로 해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현금 살포식 일률 지원이 아닌, 저소득층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으로 기본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