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소환을 통보한 것에 대해 “충분히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덕훈 기자

5일 국회에서 열린 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보다 ‘이재명 수사’ ‘김건희 특검’을 둘러싼 공방에 여야가 모든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치 보복 수사’라고 강조하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도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이 대표가 충분히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린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검찰 불출석과 김건희 특검법 당론 추진을 결정하는 의원총회를 하느라 청문회 일정을 1시간여 정회하기도 했다.

청문회에서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검찰은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선출되자마자 ‘묻지 마 소환’을 했다”며 “절차가 있는데 무리하게 소환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 대표에게) 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드린 것”이라며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 요청을 했는데 기한이 지난 이후에도 아무런 말씀이 없어서 불가피하게 소환 요청을 했다”고 했다. 그는 “저희는 9월 9일(공소시효 만료일)까지 사건을 처리해야 할 입장”이라며 “저희라고 새로 출범한 이 대표에게 이런 걸(소환조사 통보) 드리고 싶겠나. 야당 잔치인 전당대회 기간 동안에 소환해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소환 통보를 ‘전쟁 선포’라 규정한 것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 예결위 출석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건 전쟁이 아니라 범죄 수사”라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수사지휘권을 배제당해 사건을 일절 알지 못한다”며 “다시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정상적인 상황이 된다면 모든 책임은 총장이 지고 충실하게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20년 10월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와 감독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후임 검찰총장들도 관련 수사에 대해선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사단’이라는 야당 공격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을 사석에서 ‘형님’이라 부른다는 제보가 있다”는 민주당 김남국 의원 질의에 “한 번도 ‘형님’이라고 불러본 적 없고 정식 호칭만 썼다”며 “대통령과의 사적 관계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냈고, 그 외 별다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자녀의 학적변동과 대학 지원 전형, 골프 회원권과 다주택 보유 현황 등과 관련된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평생 골프채를 잡아본 적 없고, 다주택자였던 적도 없으며, 자녀들은 공립 초·중·고를 다니다 정시로 대학에 입학했다”며 “없는 것을 입증하라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국민적 관심이 힌남노 태풍에 쏠려 있다며 “이 후보자가 여러모로 운이 되게 좋으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