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기능이 정지된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재구성하기 위해 2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선출직 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이 사퇴했을 때 비대위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이준석 대표와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이를 근거로 비대위로 전환했는데, 법원은 국민의힘 당헌상 최고위원 사퇴만으로는 비대위 설치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비대위 전환에 다시 제동을 걸 여지를 없앤 것이다.
당헌 개정안에는 전국위 의장이었던 서병수 의원이 “비대위로 전환할 명분이 없다”며 전국위 소집을 거부했던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위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절차를 지체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당이 ‘비대위 전환과 함께 이 대표가 자동 해임됐다’고 주장할 수 있도록 ‘비대위 설치 완료와 동시에 당대표는 그 지위와 권한을 상실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날 회의에서 당헌 개정에 반대하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고, 모든 안건은 투표 없이 박수로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5일 전국위를 열어 당헌 개정을 확정하고 추석 연휴 전인 8일까지 비대위원장·비대위원을 선임해 비대위를 재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 변호인단은 “추후 신임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이 임명된다면 직무정지 가처분을 추가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여당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이 치열하게 논의해 내린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며 “당이 민주적 거버넌스(운영 구조)를 가지고 어려운 문제들을 잘 헤쳐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대표 측이 추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데 대해 “(이 대표는) 당이 비상 상황에 처한 데 대해 숙고해서 당의 혼란을 수습할 도의적 책임이 있다”며 “계속 법적 쟁송을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가처분이 또 인용돼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