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박용진(왼쪽) 후보와 강훈식 후보/2022.07.28 이덕훈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1일 “강훈식 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낼 용의가 있다”고 했다. 경선초반부터 이재명 후보가 압승하면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까지 나오자, 2·3위 후보의 단일화를 마지막 돌파구로 삼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강훈식 후보는 “(단일화)효과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이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할 경우 민주당 전당대회는 흥행실패에 그칠 전망이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면 어떤 방식이든 강훈식 후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낼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은 세대·비전·방향 이런 것들에 접점이 만들어지고 합의가 됐다고 생각하신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공감하신다면 이제 우리 모두 결단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민주당 전당대회 순회 경선은 반환점을 지나게 된다. 이 때문에 더 늦어지면 단일화 효과가 사라진다는 것이 박 후보 판단이다. 후보는 앞서 1차 여론조사가 시작되는 12일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재명 의원은 최근 강원·인천 등에서 치러진 1·2차 권리당원 경선 결과, 75%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1차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대세론을 이어간다면 역전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당 안팎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출연해 발언을 하고 있다./2022.08.09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강훈식 후보는 “지금 시점에서 단일화 논의가 명분, 파괴력, 감동이 있겠나”면서 부정적이다. 강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의 미래와 비전을 이야기하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되는데, 활주로에 자꾸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계기도 없이 20%의 표를 받은 후보와 5%의 표를 받은 후보가 힘을 합쳐 25%를 만든다고 해서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묻고 싶다”면서 “(지금은)비전과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단일화가 무산된다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국민들의 저조한 관심 속에 마무리 될 공산이 크다. 당내에서는 박용진·강훈식 두 후보가 막판에 극적으로 단일화 하더라도 ‘확대명’의 벽을 넘어서기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