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단은 12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오는 17일 제헌절 전까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원칙적 합의일 뿐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 등 핵심 쟁점 사안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해 실제 협상 타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날도 비공개 협상 중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여야 협상이 평행선을 긋는 건 민주당이 지난 4월 강행한 ‘검수완박’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사개특위 구성을 놓고 여야가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사개특위 구성을 여야 의석수 비율에 따라 ‘7(민주당):5(국민의힘):1(비교섭단체)’로 하고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개특위 구성 자체에 부정적인 국민의힘은 구성을 하더라도 여야 인원을 5:5로 하고 여당인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에서 “의장단이 구성됐으니 (다음 순서로) 상임위원장 뽑고 상임위 구성하면 국회는 정상 가동된다”며 “검수완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 구성의 걸림돌이 되어야 하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박홍근 원내대표는 “합의 이행으로 국회가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지난 4월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와 사개특위 구성에 합의했다가 번복한 것을 비판하면서, 지금이라도 당시 합의를 이행하라는 것이다.
곧바로 이어진 비공개 협상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마음대로 하라, 민주당이 사과해야지”라고 하자, 박 원내대표가 “약속을 깼으면 잘못한 건데 사과해야지”라고 받아치는 등 고성이 오갔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 뒤 “검수완박이란 악법을 밀어붙이고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 협박한 걸 민주당이 사과해야 한다”며 “이런 적반하장이 어디 있나, 그래서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권 원내대표가 집권 여당이면서 의석수가 없다고 ‘약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야는 사개특위 외에 국회 상임위 배분을 놓고도 대립 중이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알짜 상임위’만 갖고 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의원들의 상임위 배분을 놓고도 진통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 비인기 상임위로 알려진 환경노동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엔 지원자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국토교통위·정무위 등 일부 상임위에 정원을 훨씬 초과하는 의원들 지원이 몰렸기 때문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상임위 배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내가 환노위에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모두 원하는 상임위에 갈 수는 없는데, 강제 배정하면 항의하고 원망하는 경우가 많아 박 원내대표가 고민이 크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일부 상임위에 의원들 지원이 몰려 ‘교통 정리’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