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 징계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4월 21일 이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이 대표와 이 대표 측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당대표 징계는 윤리위 소관이 아니다”라며 윤리위를 비판했다. 그간 침묵했던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윤리위 운영에 지장을 주는 부적절한 정치적 행위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당 윤리위원장이 자신을 임명한 당대표와 충돌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윤리위는 이 대표에게 소명자료 제출 요구서를 보내는 등 징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리위가 이르면 이번 주 중 회의를 열고 징계 심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달아 이기고 남은 임기 1년 동안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이 대표가 최대의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이 나왔다.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은 대선 기간인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처음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대표가 2013년 한 사업가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가세연은 또한 “성상납 의혹이 나온 직후 국민의힘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제보자를 만나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으면서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줬다”고 주장하며 이 대표를 당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서 수사 중이다.
이 대표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줄곧 ‘성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둘 다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며 징계 절차에 착수한 윤리위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경찰 수사보다 윤리위가 우선할 수 없다”며 “진행을 이렇게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에는 윤리위 소관 범위를 언급하며 당대표가 윤리위 징계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위원장은 18일 입장문에서 이 대표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윤리위는 당원 개개인의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모든 당원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수사기관에 준하는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주관적 주장”이라고 했다.
여당 내에서는 “제보자 진술 외에 별다른 증거가 없는 성상납 의혹보다, 이후 그 의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윤리위 징계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대표가 제보자와 통화해서 ‘사람을 보내겠다’고 말한 녹음 파일과, 김 정무실장이 제보자를 만나 ‘7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각서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은 “제보자가 먼저 연락을 해 와서 김 정무실장에게 ‘무슨 얘기인지 들어보라’고 만나도록 한 것”이라며 “투자 각서의 경우 ‘성상납이 없었다’는 사실확인서를 받고 나니 제보자가 ‘나도 도와달라’고 해서 써준 것일 뿐 실제 돈을 주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입장문에서 ‘국민적 눈높이’를 언급했는데, 이번 사안을 단순히 형사상 유무죄로 판단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당내에서는 신중론이 다수인 가운데, 친윤(親尹)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 지지층은 “이 대표를 몰아내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