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2일, 3선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을 당내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했다.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출신인 박 의원은 전임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더 큰 성적 비위 문제도 제보받았다”며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다른 정치인들의 성추행 사건이 더 드러날 경우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박 의원 제명 건을 의결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박완주 사건은 작년 말 발생한 심각한 수준의 성범죄”라며 “피해자는 자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했으나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4월 말 당에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당 윤리감찰단이 최근까지 감찰을 진행했고, 이날 ‘비상 징계’로 제명 건을 즉각 의결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용서를 구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당 관계자는 “신고가 최근에야 있었고 피해자도 공개를 원치 않았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에선 박 의원 사건을 시작으로 성폭력 의혹이 잇달아 제기됐다. 김원이 의원의 보좌진이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지만 피해자가 김 의원 측근들로부터 합의를 종용받았다는 보도가 나왔고, ‘짤짤이 거짓말’ 사건으로 조사가 진행 중인 최강욱 의원이 추가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제보도 당에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A 의원이 연루된 성폭력 의혹 보도도 나왔다. 박지현 위원장은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예외 없이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예정했던 지방선거 서울 출정식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