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초선의 김은혜 의원이 선출됐다. 초반 우세를 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른바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김 의원에게 역전패했다. 정치권에선 “‘윤심’의 현실적인 영향력이 확인됐다”는 말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은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고 반발하면서도 “여기가 멈출 곳”이라며 승복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정진석 위원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수도권·영남권 광역단체장 지방선거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인천시장 후보로는 유정복 전 시장이, 경남지사 후보로는 창원이 지역구인 박완수 의원이, 울산시장 후보로는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이 각각 확정됐다. 경선은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유효 투표 결과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가 50%씩 반영됐다.

경기지사 경선에서 김 의원이 52.67%를 얻어 두 차례 대선 후보를 지낸 4선 의원 출신 유승민 전 의원(44.56%)을 꺾은 데는 ‘윤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경선 초반만 해도 김 의원이 고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김 의원은 MBC 앵커 출신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기는 하지만, 짧은 정치 경력이 한계로 지적됐다. 그러나 경기도 59개 당원협의회 중 4~5개를 뺀 대부분의 당협위원장들과 김문수 전 지사 등 과거 경기지사 출신 정치인들이 김 의원 지지를 선언하자 경선판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 같은 당심(黨心)의 결집은 경선 세부 결과를 통해 확인된다.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이 60.31%, 김 의원이 39.7%를 얻었지만, 당원 투표에선 71.18% 대 28.82%로 김 의원이 유 전 의원을 압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를 의식한 듯 “저는 당심과 민심이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어떤 후보가 나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며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고 했다. 이어 “2016년 ‘진박(진짜 친박) 감별사’들이 칼춤을 추는 때와 똑같더라”며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윤심의 영향력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윤 당선인의 특별고문을 맡았던 김영환 전 의원은 뒤늦게 충북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1위를 했고, 윤 당선인 설득으로 원내대표 출마에서 충남지사로 방향을 튼 김태흠 의원도 과반 득표로 후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