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에서 조기 사퇴하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첫해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원내 사령탑을 뽑아 협상의 연속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기에 앞서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있다. 2022.3.29 [국회사진기자단]

김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기자들에 “더불어민주당에서 원내지도부를 새로 개편하면서 그에 따라 우리도 새로 (원내지도부를) 개편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대략 4월 8일쯤 차기 원내대표를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의 임기는 4월 30일까지다. 그러나 4월 초 지명 예정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와 4월 중순쯤 국회로 넘어올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등이 통상 1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새 원내대표를 일찍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첫 원내대표는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이 출마해 당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청와대와 조율을 통해 새 정부의 국정 과제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오리무중이란 평가다. 당선인 측근들이 발을 빼는 가운데, 아직 유력 후보군도 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172석의 민주당을 상대로한 협상은 누가 맡아도 어렵고, 오히려 ‘정권 핵심’이 나설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대화 나누는 김기현·박홍근 -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원내대표는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민주당에서 원내지도부를 새로 개편한 데 따라 우리도 새로 개편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근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4선의 권영세(서울 용산)·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권영세 의원은 이날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성동 의원도 주변에 “개인적인 정치 일정은 한동안 없을 것”이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선거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의원들의 지지를 확인했던 3선의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재도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의원은 충남지사 출마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달 말까지 김 의원의 충남지사 후보 차출 문제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4선의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 3선 김도읍(부산 북·강서을)·박대출(경남 진주갑)·윤재옥(대구 달서을) 등의 이름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영남권 의원은 “새 정부의 첫 여당 원내대표는 정치인으로서 가장 빛날 수 있는 자리지만, 이번엔 물밑 선거전이 예년보다 치열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