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1일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지도부 총사퇴에 따라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고, 6월 지방선거 이후까지 비대위 체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달 말 치러질 차기 원내대표 선출 방식도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선거 회의)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원내대표 후보가 입후보하지 않고, 의원들이 각자 원하는 원내대표 후보를 적어 제출하고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올 때까지 반복 투표 하는 방식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안(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총에선 ‘윤호중 비대위’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분출했다. 일부 의원은 “전면 쇄신이라면 윤 원내대표도 자리를 내려놔야 하는 것 아니냐” “비대위원장을 외부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에서 석패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다시 중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두관 의원은 “윤호중 비대위로는 검찰의 칼날도, 지방선거 승리도 보장하기 힘들다”며 “이 전 지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혁신하고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 같은 우려에 “제대로 해내겠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일각에선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이 전 지사가 당대표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혜원 전 의원은 유튜브에서 “민주당 대표로 추대하거나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까지 참패하고 당을 수습할 상황이 오면 이 전 지사 등판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지사 측근 의원들은 이에 대해 “그런 말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 전 지사도 당분간 당무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란 말을 측근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민주당 내부에선 선거 패인(敗因)을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국 사태 책임자, 윤석열 검찰총장 추천인, 부동산 실패 책임자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며 “인적 청산의 시작은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부동산 책임자의 출당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지사 지지자들은 “이낙연 때문에 졌다”며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