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6일 여의도 더불어 민주당사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직속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20대 대통령 후보와 추미애 위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덕훈 기자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향해 “세월호처럼 가라앉을 것”이라고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비판하기 위해 국가적 비극인 세월호를 이용했다”고 반발했다. 추 전 장관은 논란이 커지자 4일 일부 표현을 수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추 전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선장의 세월호는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던 아이들에게 가만 있으라고 했다”며 “가만히 있으면 구조의 손길이 곧 미칠 것처럼 아이들을 속이고, 혼자 탈출해 살아남았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에게 ‘가만히 있으면 대선을 이길 것’이라고 했다. 왠지 기시감이 든다”며 “가만히 있으면 후보도 국민의힘도 가라앉을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선장과 이 대표가 동명이인이라는 점을 들어 국민의힘도 세월호처럼 침몰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상황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소중한 국민들, 그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런 비인간적인 비유로 그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역대급 막말에 대해 국민과 유가족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추 전 장관의 페이스북 글에도 “세월호에서 죽어간 아이들에 대해 온갖 미사여구로 추모해 온 게 진심이라면 지금 당장 이 참람한 글부터 지우라” “제정신이냐”는 글이 달렸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추 전 장관이 윤 후보와 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는데, 감정 섞인 표현이 잦아 선대위 내에서도 우려가 나왔다”며 “이런 류의 비판은 이재명 후보에게 도움이 전혀 안 된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추 전 장관은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인 4일 “가만히 있으면 후보도 국민의힘도 가라앉을 것”이라는 부분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