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일 “대전환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경제 대통령, 이념을 넘어 오직 국민 삶을 개선할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새해 첫 공약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남녀 모든 청소년에게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 접종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최대 5년 전 월세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월세 공제 확대 정책도 내놨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판단과 함께, 취약 분야로 평가받는 부동산 분야에 대한 추가 공약으로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동산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동시에, 표가 있는 곳은 모두 다 건드리는 정밀 타격 전략이 핵심”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아침 아내 김혜경씨와 함께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해돋이를 보는 유튜브 방송을 했다. 그는 “불균형이 많이 해소돼 수도권·지방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 어디서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특히 경제가 너무 어려운데 재도약하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무한 책임 부동산’ 공약 네 번째로 월세 공제 확대 정책을 내놨다. 그는 “세입자와 청년의 월세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다 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최대 5년 전 월세까지 공제받을 수 있는 이월 공제를 도입하고, 월세액 공제율을 기존 10~12%에서 15~17% 수준으로 올려 최대 127만원까지 돌려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월세 공제는 연소득 7000만원의 이하의 무주택자, 연간 임차료 750만원 이하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앞서 ▲공시가격제 전면 재검토 ▲종부세 완화 ▲실수요자 취득세 완화에 이은 네 번째 부동산 세제 공약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도세부터 종부세, 보유세, 취득세까지 부동산 세제 공약을 완결한 만큼, 앞으로는 대규모 중·단기 주택 공급 공약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서울 지역 내 수십만 채 규모 주택 공급 방안을 포함한 부동산 종합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반려동물 복지 시스템 구축도 강조했다. 그는 반려동물 가구가 2019년 591만가구에서 2020년 638만가구로 급증했다며 “반려동물은 더 이상 ‘또 하나의 가족’도 아니고, 어엿한 가족”이라고 했다. 전날엔 새해 첫 공약으로 “남녀 청소년 모두에게 HPV 백신 무료 접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기존엔 여성 청소년 일부만 무료 접종 대상이었는데, 이를 확대해 남녀 청소년 모두에게 무료 접종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새해 들어 이 후보 지지율이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게 앞서면서 민주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런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려 부동산·경제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각종 복지·여성·청소년 정책으로 부동층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오는 4일 전기차를 생산하는 경기도 광명시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했다.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정책 전문성을 강조하고자 각종 전문가 대담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주식 유튜브에 출연해 주식 투자에 친화적이면서도 전문성 있는 모습을 보인 게 중도층과 젊은 세대의 호감을 많이 샀다”며 “윤 후보를 토론장으로 이끌어내면 지지율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대위 내부에선 이 후보 지지율이 ‘40% 벽’에 막혀 있다는 말도 나온다. 2030세대 등 유동층 비율이 큰 데다, 정권 교체 여론도 상당해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도 전날 부산신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저희가 잘해서 지지율이 크게 올라간 게 아니라 상대방이 국민 기대에 못 미치는 말씀과 태도 때문에 떨어진 것 같다”며 자세를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