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8일 “넘치게 사랑해주던 엄마 때문에, 공장에 다니고 자주 두들겨 맞아도 일탈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독주’ 이미지가 강한 이 후보가 온화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웹자서전 20화 ‘어떻게 엇나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관하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가난했고, 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공장에 다녔고, 자주 두들겨 맞았고, 팔도 다치고 후각도 잃었으며, 심지어 공부도 못하게 하던 아버지가 있었는데 어떻게 엇나가지 않았느냐고, 누군가 신기하다고 묻는다”며 “그런 질문은 낯설다. 스스로 한 번도 그런 질문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 이유에 대해 “대답을 하려 들면 생각은 결국 강이 바다로 흘러가듯 엄마에게 맨 먼저 달려간다”며 “넘치게 사랑해주던 엄마가 있었으니 일탈 같은 선택지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도 엄마를 기쁘게 해주는 일이 가장 우선이었다”고 했다.
그는 “열다섯 살 때 한 번은 한 달 월급을 고스란히 약장수에게 바친 일이 있다. 만병통치약이라는데 엄마의 증상과 딱 맞아떨어졌다. 이 좋은 약을 돈이 아까워 엄마에게 안 사준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며 “나는 그 일로 그렇게 혼쭐이 날 줄 몰랐다. 한 달 월급을 몽땅 바쳤으니 아버지가 화가 날 만도 했다”고 했다. 그는 또 “공장에 다니면서 돈을 탐낸 적도 없다”며 “공부를 포기하고 다시 오리엔트 공장에 들어갔을 땐 다시 월급을 고스란히 아버지에게 건넸다. 공부에 쓸 게 아니라면 내게 돈은 의미가 없었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그즈음 하루는 엄마가 말했다. 그동안 내가 엄마에게 맡긴 돈이 5만원이라고. 5만 원은 한 달 월급에 이르는 큰돈이었다”며 “고민됐다. 평소에 카메라가 갖고 싶긴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엄마에게 금가락지를 해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카메라를 포기하자니 아까운 생각도 들었다. 일기장에는 그때의 번민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와 민주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대표측 정운현 전 공보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모름지기 집안이 화목하고 평화로워야 모든 일이 다 잘 되는 법”이라며 “반대로 집안이 분란스럽고 화목하지 않으면 될 일도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단 정치인이나 유명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장삼이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후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후보의 욕설논란 등 가족과의 불화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