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5일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며 토지소유자를 대상으로 ‘국토보유세’를 걷어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종부세 전면 재검토’ 등 부동산 관련 감세 공약을 내놓은 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부동산 민심이 대선 승패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두 후보가 본격 부동산 정책 대결에 나선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게 토지공개념에 부합하고, 부동산 불로소득 즉, 지대를 국민에게 환원하며 소득 자산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는 길”이라고 했다. 국토보유세 신설로 토지 보유자에 대한 세금을 강화해 부동산 불로소득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보유세는 이 후보가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제시한 방안 중 하나다. 토지 보유자가 토지 가격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것으로, 현행 세법엔 없는 제도다. 종부세가 고가(高價) 부동산 보유자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면, 국토보유세는 모든 토지를 과세 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 신설을 통해 현재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 0.17%를 1.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따른 조세 저항에 대해 이 후보는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했다. 80∼90%의 국민은 내는 세금보다 받는 기본소득이 더 많은 수혜자가 돼 조세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후보는 “토지 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볼까 봐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정치 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며 “전 국민 90%가 수혜 보는 기본소득토지세, 누가 반대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이 후보가 전 국민을 1대9로 갈라 치기 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반대하면 바보짓”이라고 하는 국토보유세에 대해선 민주당 내부에서도 “기존 종부세, 재산세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아파트와 건물에는 부과되는 것이냐”며 혼선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기본적으로 건물이 아니라 토지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라며 “토지의 공적 성격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토보유세 세율 등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보유세 1%는 약 50조원으로 이 후보 측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지 성격과 무관하게 세금을 매길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종부세·재산세 등과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증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새로운 세금을 신설한다는 점에서 윤 후보의 ‘감세’ 공약과는 대비되기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증세 대(對) 감세 프레임에 걸리면 불리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세제 완화 안(案)을 준비 중이던 민주당으로선 윤 후보의 종부세 완화 공약을 무턱대고 비판하기 어렵다는 면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동산 민심을 잡으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세제 완화가 필요하긴 한데, 윤 후보 공약을 대놓고 비판하다간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는 양도소득세 완화안(소득세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를 열어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관련 법안 처리 방식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지난 6월 송영길 대표 주도로 양도세 완화안을 당론 채택했지만, 당내 반발 등에 의해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