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여성할당제와 관련,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다. 실제로 혜택을 보는 것은 남성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최근 페미니즘 정책에 반감을 가진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공유했다가 논란이 되자,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불만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부산·울산·경남 지역 방문 이틀째인 13일 부산시 영도구 부산항에서 부산 청년들과 매타버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지역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보가 많은 사회일수록 진실만 유통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신화가 많다”며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여성할당제’를 들었다. 그는 “20대 남성이 ‘여성할당제 때문에 피해를 봤다’ ‘폐지하자’고 하는데,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대부분 성할당제”라며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자는 것인데 실제로 공무원 시험에선 남성이 혜택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게 현실인데도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고, 이걸 없애겠다고 하면 박수를 친다”며 “이런 게 대표적인 신화 중 하나”라고 했다. 교원 등 일부 공무원 공채에서 성비를 맞추기 위해 오히려 성적이 높은 여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주시면 이재명 후보를 기쁜 마음으로 찍겠다’고 한 글을 공유해 논란이 됐다. 그는 최근 “남성도 차별을 받아선 안 된다”며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이 후보는 “동의한다는 게 아니라 이런 주장도 있으니 최소한 외면은 말자는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른바 ‘이남자(20대 남자)’ 표심에 몰두해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인지 이 후보는 지난 12일엔 울산을 방문해 “남녀 전 생애를 놓고 보면 여성이 너무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의 뜻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메시지가 혼란스럽게 나간 면이 있다”며 “향후 2030세대와의 접촉면을 늘려가면서 자연스럽게 진심이 전달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