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제9차 토론회가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렸다.이날 토론회에 앞서 윤석열,원희룡,홍준표,유승민(왼쪽부터) 예비후보가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29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대일 TV토론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토론으로 나눠 진행됐다. 총 10차례의 토론 중 9번째이자 마지막 일대일 토론이었다. 이날 토론에서 맞붙은 후보들은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공약 검증에 주안점을 뒀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일대일 맞수토론에서 주로 홍 의원 공약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 공약에 대해 “4년 전 대선 출마 때와 달리 이번 공약은 좋게 말하면 화끈하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보수적이고 극우적인 포퓰리즘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수능을 정시 100%로 하겠다든지, 4년 전 징병제를 주장하다가 이제 모병제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전 의원은 “4년 전에 공약을 발표할 때는 대선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을 때다. 당에서도 공약을 마련해주지 않았다. 당 지지율이 4%에 불과한데 나가라고 하니 불가피하게 나갔지만 당도 저도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 4년 거치며 공약을 많이 손질했다”고 했다. 모병제를 주장하는 홍 의원을 향해 유 전 의원은 “저소득 저학력층 집 자제만 군대에 가게 된다”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그런 이분법이면 어느 정책도 하기 힘들다”고 맞받아쳤다.

둘은 서로에게 직책을 권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경제 정책을 자세히 설명하는 유 전 의원에게 “경제부총리하면 안되겠냐”고 했고, 이에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에게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홍 후보를 법무부 장관으로 할까 싶은데 어떤가”라고 답했다. 이에 홍 의원은 “저는 시켜주면 좋다”고 했다. 최근 두 주자는 ‘단일화 추진설’에 휩싸인 바 있다. 앞서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정치권에서 떠돈 홍준표 의원과의 단일화 추진설을 부인하며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홍 의원이 정 (나와) 단일화하고 싶다면 사퇴하고 제 지지를 선언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일대일 맞수토론에서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국민이 가장 절레절레 혀를 내두르는 게 뭐냐면 편 가르기, 갈라치기”라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놓고 이런 편 가르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늘 호떡론을 생각한다”며 “오빠와 여동생이 호떡을 나눠 먹어야 한다. 이 경우에 오빠와 여동생이 나눠 먹기 위해 자를 수 있는 권한을 오빠에게 주고 결과를 갖고 여동생이 선택하게 하면 싸움이 최소화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좋은 말씀이시고 상당히 원론적이나 철학적으로 타당한 말씀”이라며 “정치의 중심엔 국민이 있어야 하고 민주정당 중심에 당원이 있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의 방향이 뭐냐면 정치는 문제 해결의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 막바지엔 윤 전 총장이 원 전 제주지사에게 “함께하시죠”라고 제안했고 원 후보는 “네”라고 답했다. 진행자는 “지금처럼 차분하게 토론이 이뤄지고 후보들이 철학과 원칙을 얘기하는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오는 31일 서울·경기권 종합 토론을 끝으로 전체 토론 일정을 마무리한다. 다음 달 1일부터 투표를 거쳐 10월 5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