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지난 8월 ‘법률 지식이 부족한 공무원들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검·경의 압수수색 과정에 변호사를 세금으로 선임해 입회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시의회 등의 반발로 중단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야당에선 “대선 과정에서 불거질 대장동 수사 등을 대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은수미 성남시장의 사전 준비 작업이 이미 8월 이전부터 시작된 것 아니냐”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이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2021.10.15. /뉴시스

성남시는 지난 8월 19일 ‘고문변호사 운영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했다. 조례안은 ‘시장은 시 및 그 소속 행정기관이 직무와 관련해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이 예상되거나 시행되는 경우 변호사를 선임해 조력을 받게 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변호사 비용은 변호사 보수 규정을 준용하되 사안에 따라 별도의 약정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시 고문변호사가 압수수색에 입회할 경우 시간당 30만∼4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성남시 고문변호사였다. 성남시는 조례 개정 이유에 대해 “법률 지식이 부족한 동료 직원을 돕겠다는 순수한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검경은 대장동 사건 이외에도 지난 2~5월 은수미 시장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수사 자료 유출 사건 등으로 이미 3차례에 걸쳐 시장실을 비롯해 성남시청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동료를 돕는다고 하지만 사실상 ‘시장 보호’에 세금이 쓰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에 민주당 소속의 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강상태 의원조차도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정도면 범죄 혐의가 상당하다고 봐야 하는데 이런 부분까지 시민 혈세를 들여 보호할 수는 없다”며 반대했다. 이후 성남시 의회는 여야 합의로 조례안 심의를 보류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8월에 이미 대장동 사건이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정치권에서 돌았다”며 “성남시가 ‘방탄용 조례’를 만들어 이 후보 보호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