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재명 경기도지사 어린 시절(왼쪽)과 전태일 열사의 생전 모습(오른쪽)을 함께 올렸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성공한 전태일’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이 지시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한창 불거진 가운데, 노동운동, 민주화 상징인 고 전태일 열사를 비교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말이 나온다.

최민희 전 의원은 8일 밤 페이스북에서 “입에 올리기 힘든 단어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전, 태, 일 이름 석 자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이재명은 성공한 ‘전태일’이다”라는 글에서 이재명 지사의 어린 시절 사진과 전태일 열사의 생전 모습을 나란히 올렸다.

최 전 의원은 “우리 딸이 열 살 즈음 청년 전태일을 읽고 물었다. 왜 몸을 태워, 뜨겁고 아프게…”라며 “노동자들의 참혹했던 현실에 대한 저항이라고 그땐 그것 외엔 사회에 알릴 방법이 없었다는 요지로 가능한 쉽게 설명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아이는 온몸을 떨며 괴로워했다. 왜 사람이 자기 몸을 태워야 하냐며 무섭다고 울었다”며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을 읽을 때 눈물이 비오듯 쏟아졌던 기억이 있기에 딸을 가만히 안아 주었는데 사실은 딸 몰래 나도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전 의원은 이재명 지사를 전태일 열사와 비교했다. 최 전 의원은 “도시빈민의 아들 이재명, 소년공 생활, 검정고시, 수능, 중대 장학생, 사시합격, 연수원에서의 노무현 강연…”이라며 “그리고 민변 활동, 성남에서의 시민운동 등을 주욱 훑어보며 전태일 열사가 연상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전 의원은 “전태일이 검시에 붙고 대학생이 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구나. 역사는 시계를 초월해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구나 싶었다”며 “기대가 생겼다. 우리 사회가 이재명을 통해 도시빈민의 한, 전태일의 한을 풀 수 있을까 하는”이라고 이 지사를 추켜세웠다.

최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특정 언론의 흡집내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장동 집중포화를 개발이익 국민환수제로 승화시키고 성남의 뜰 청렴계약서로 성남시에 화천대유 이익분배 중단을 요구하는 이재명을 보며 다른 기대도 생겼다”며 “유능하게 개혁의 성과를 낼지도 모르겠다는. 양극화(사실은 일점 극화)에 맞서 사람다운 최소 생활보장으로서의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주장하는 이재명. OO일보의 ‘대장동으로 흔들기’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최 전 의원의 글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스스로 이재명 지지자들이라고 밝힌 네티즌들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해선 안된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최 전 의원 글에 댓글을 통해 “누구든 전태일의 삶을 비교해서는 안됩니다. 참고로 난 이재명 지지자입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태일 열사가 입에 담지도 못할 쌍욕을 했다는 말은 못들어 봤다. 전태일 열사를 모욕하는 멘트는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나도 이재명 지사 지지자다. 하지만 노동운동, 민주화 운동에 큰 족적을 남기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해선 안된다”고 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