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이 사업을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과 관련한 성남시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성남의뜰에 참여한 민간 시행 업체 화천대유 등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영 개발 방식으로 참여한 사업비 1조1500억원 규모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도 “지분 1%를 가진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의 거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의혹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해 성남시의회 행정 사무 감사 자료를 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최근 3년치 성남의뜰 이사회 회의록을 제출해달라는 성남시의회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사유로 “민간 사업자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화천대유를 비롯한 민간 사업자들의 ‘영업상 비밀 유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화천대유와 체결한 계약서 사본을 제시해달라는 시의회 요구도 “해당 사항이 없다”면서 응하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92만467㎡(약 27만8000평)에 주택 5903가구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출자금 5000만원을 들여 설립된 화천대유가 사실상 사업을 주도했고 이 회사는 최근 3년 동안 배당금으로만 577억원을 얻었다. 성남시의 공모가 나오기 일주일 전에 설립된 화천대유는 성남의뜰 전체 지분의 1% 정도를 확보한 상황에서 다른 출자사들에 비해 과도한 배당금을 받았다는 논란도 일었다. 그러자 성남시의회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가 체결한 계약서 사본과 성남의뜰 이사회 3년 치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은 것이다.

아파트 들어선 대장동 일대 - 12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 있다. /장련성 기자

여당인 민주당 소속 성남시의원들은 지속적으로 화천대유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작년 12월 민주당 박호근 시의원은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에서 “화천대유 지분이 전체의 1%인데 대장동 개발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며 “사업표 상으로 1%밖에 안 갖고 있는 화천대유가 이렇게 큰소리 칠 수가 있느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남의뜰에 참여한) 하나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동양생명, 하나자산신탁은 이익금에 대한 이자 부분을 가져가지 않느냐”며 “화천대유를 뺀 나머지는 일정 부분의 이자를 가져가는 것이지, 수익금이 발생한 부분에서 가져가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은 기업들이 얼마의 이익을 가져가는지에 대한 시의원들의 질의가 거듭되자 “대장동의 경우는 금융기관은 확정 이자로 가져가게 되어 있고, 그다음에 SK증권과 화천대유가 배당받는 거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배당금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제외하면 SK증권과 화천대유가 가져간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실제 화천대유의 전체 출자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보통주 기준으로는 사실상 100%를 점유하는 특이한 구조다. 박 시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50% 넘는 지분이 있는데도 (지분 1% 남짓인) 화천대유가 주도권을 가진 것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질의했었다”고 했다.

SK증권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은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모씨가 모집한 개인 투자자 6명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까지 모 경제 매체 간부로 재직한 김씨는 화천대유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김씨와 그가 모집한 개인 투자자 6명은 SK증권을 통해 최근 3년 동안 3400여 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받았다. 이와 별개로 김씨가 소유한 화천대유는 같은 기간 577억원을 배당받았다.

현직 언론인이었던 김씨가 설립한 화천대유를 자산관리사(AMC)로 둔 성남의뜰이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도 업계에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시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 지침’을 보면 자산 관리사 운영 계획 등을 평가 항목으로 설정해 배점도 부여했다. 하지만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 일주일 전인 2월 6일 설립됐고, 설립자인 김씨도 부동산 업계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 측은 “수십년 경력을 가진 개발사업 전문가를 포함해서 회계·법무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