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가 7일 “국가 재정이 탄탄하다”고 말했다. 전날 “나라 곳간이 비어 가고 있다”고 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국회 예결위 참석하는 홍남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6일과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TV조선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발언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국가 채무가 코로나 위기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국가 채무의 수준은 선진국의 절반밖에 안 돼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또 “비어 간다는 표현이 너무 자극적이라면 (표현을) 고치겠다”며 “재정은 아직까지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상당히 탄탄하고 정부로서는 건전성 문제도 굉장히 고민하면서 재정 운용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에 적자 100조원 이상을 들여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며 “(전날 질문이) 곳간에 돈을 쌓아놓은 걸로 표현해 그렇지 않다는 의미로 (말한 것)”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전날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곳간에 곡식을 쌓아두는 이유가 뭐냐”고 하자 “의원님은 쌓아두고 있다고 하는데 비어 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고 의원이 “(곳간이) 텅텅 비어 있느냐”고 되묻자 홍 부총리는 “상당 부분 어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홍 부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으로 곳간이 비었다는 것을 시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에 맞서는 듯하다 하루 만에 또 물러섰다”며 “역시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라고 했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여당의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포용적 경제 회복과, 사회 구조의 대변화, 인구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재정”이라며 “더 과감한 재정 운용을 통해 당면한 책임을 다하는 데 부족함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