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관가에서도 차기 정부 조직 개편에 대비한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대선 주자들이 새로운 부처 설립과 정부 조직 개편을 공약하면서 생존이나 이참에 몸집을 키우려는 물밑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후에너지부를 만들고 탄소세 등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 기능이 떨어져 나가 환경부 등과 합쳐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부처에선 대선 캠프 소속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는 학회에 부처 개편과 관련한 고가의 용역을 맡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리 조직 개편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산업부는 정권 교체기마다 분할·해체설이 나왔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오히려 에너지 담당 2차관 자리가 신설되는 등 관가에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명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나라 곳간지기’로 꼽히는 기획재정부는 긴장하고 있다. 이 지사는 “’기재부의 나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소불위”라고 했고, 이낙연 전 대표도 “확장 재정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권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과거 재정경제부·예산처 때처럼 예산 담당 기능이 떨어져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면 예산을 담당하는 곳은 청와대 직할 기구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기재부는 전직 관료들을 중심으로 각 캠프에 경제정책 통합 운영의 중요성 등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등은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 부처들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폐지보다는 규모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홍준표 의원은 “통일부는 외교부와 합치고, 여성가족부는 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는 산업자원부로 통폐합할 것”이라며 “현행 18개 부처를 총 10개 부처로 줄이겠다”고 했다. 통일부와 여가부 등은 야당 설득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여가위 관계자는 “여성부는 야당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실제로 폐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