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핵심의원들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의 고려대 입학취소 문제와 관련해서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조씨를 입학 취소하자, 고려대 내부에서도 “위조 서류를 제출했다면 합당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반발이 제기됐었다. 조씨는 2010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왼쪽) 최고위원과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연합뉴스·조선DB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최고위원은 27일 당회의에서 “부산대에 이어 고려대에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30일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고려대 총장을 의원실로 불러 조씨의 입학 취소 압박을 넣은 사실을 공개했다”면서 “사실관계 확정 전에 특정 정치 세력에 의한 압력과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한 청년의 창창한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순실의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곽상도 (문체위) 간사는 박근혜 정부의 민정수석이었다”고도 했다. 이는 지난 25일 고려대는 입학취소처리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하지만 조씨 입학취소 요구는 고려대 재학생·동문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는 “법원 2심까지 (유죄가) 나온 마당에 ‘입학취소’는 자명한데 외압에 눈치 보지 말고 더 시간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고대 총장이 창피하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부정 입학 의혹을 받는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를 두고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학교 측에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엔 '조려(CHOREA)대학교'라는 이름에 조씨의 얼굴이 합성된 로고까지 공유되고 있다./고려대 동문 커뮤니티 '고파스'

이에 곽 의원은 “썩은 사과를 보고서 썩었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썩은 부위를 도려내지도 못한 채 안고 가야 하는 분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고려대 입시에 활용한 조국 전 장관의 딸 입학 스펙이 위조되거나 허위인 것으로 판결이 선고되었으니 학칙에 따른 처분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며 “이상한 나라,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게 맞는가 보다”고 했다.

지난 11일 조씨 모친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조씨의 이른바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조씨의 7대 스펙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동양대 어학원 교육원 보조연구원 활동 ▲부산 아쿠아팰리스호텔 인턴확인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등이다.

이 가운데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활동·논문 등은 조씨의 고교 생활기록부에 담겨 조씨가 고려대에 입학할 때 사용됐다. 고려대는 항소심 판결이 나온 뒤 “2심 판결문을 확보·검토한 후 본교의 학사 운영 규정에 의거하여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