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가 30일로 연기되면서, 여야(與野)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초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을 처리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이 모두 모여 토론해보자며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이후에 본회의를 연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원위가 여당 주도 여론전이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실리가 없다”며 사실상 전략 부재를 드러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수고를 야당에 끼쳐드릴 이유가 없다”며 “전원 위원회를 통해 우리 당이 왜 언론중재법을 추진하고 있는지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면서 보강할 부분이 있으면 보강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원위원회는 국민에게 부담을 준다고 판단되는 법안 등에 대해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해 논의하는 제도로, 국회법상 재적 4분의 1 이상 요구로 열 수 있다. 절반이 넘는 의석을 가진 민주당 요구로 소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상임위의 확장판인 ‘전원위원회’를 통해 야당과 합의했다는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고심에 빠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국회법상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전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되는데, 결국 민주당 입맛대로 토론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필리버스터 방안을 두고선 “실리가 없어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음 달 1일 정기 국회가 시작되기 때문에 야당이 필리버스터로 표결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최장 이틀만 미룰 수 있다는 한계를 말한 것이다. 국회법 106조를 보면 필리버스터 실시 중에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 필리버스터 종결이 선포된 것으로 보며, 이 경우 해당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서 표결하도록 돼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필리버스터보다는 권한 쟁의 등 법적 투쟁에 힘 쏟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실리를 따지기보다는 필리버스터 등 모든 수단을 써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야당 인사는 “국민을 향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의원들이 없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포기하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