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부친 소유 농지는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에 있는 논이다. 약 1만871㎡(약 3288평) 규모다. 권익위는 윤 의원 부친이 농사를 짓겠다며 2016년 3월 농지취득자격을 획득해 그해 5월 9일 이 논을 매입했지만 실제로 경작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매입 후 5년간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해 임대차 계약을 해왔다”고 했다. 세종에서 농사를 지으며 노년을 보낼 계획이었지만 서울에 사는 모친 건강이 나빠져 부득이하게 위탁 영농을 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윤 의원 부친 농지가 산업단지와 가까운 편이라며 ‘주변 개발 차익을 노리고 매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7년 8월 윤 의원 부친 땅에서 직선거리로 1.8㎞ 떨어진 곳에 세종미래산업단지가 준공됐다. 이곳은 윤 의원 부친이 땅을 사기 2년 전인 2014년 산업단지로 지정 고시됐다. 1936년생인 윤 의원 부친은 세종시 논을 매입할 당시 80세 나이로 서울 동대문구에 주소를 두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사이트를 보면, 윤 의원 아버지가 세종시 논을 사기 두 달 전인 2016년 3월 거래된 전의면 신방리 농지는 평(3.3㎡)당 18만원 수준이다.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윤 의원 부친 땅의 현재 평당 시세는 50만~60만원 정도인데 이 정도 상승 폭은 전의면 토지의 일반적인 가격 상승 수준”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새 사저 건축을 위해 매입한 경남 양산 땅 일부가 농지인 것으로 드러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일었다. 농지를 취득한 후 예외적 사유 없이 휴경(休耕) 상태일 경우 농지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자 “그 정도 하시라.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