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4일 이달 초 강연에서 한 자신의 ‘페미 발언’을 비판하는 칼럼에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내용의 11줄 댓글을 직접 달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4일 이달 초 강연에서 한 자신의 ‘페미 발언’을 비판하는 칼럼에 단 댓글.

윤 전 총장은 이날 ‘尹 후보님, 뭐가 건전 페미입니까’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칼럼에 ‘sukye**’이라는 아이디로 “안녕하십니까. 윤석열입니다”라며 “작가님의 따끔한 비판 겸허하게 수용한다. 헌법 가치인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윤 전 총장은 본인이 직접 댓글을 단게 맞다고 확인했다.

윤 전 총장은 댓글에서 “진정한 양성평등과 여성의 기회 보장은 작가님과 저의 공통분모”라며 “데이트 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 범죄를 엄단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폭력의 위험에 불안해하지 않고 사회 활동에서 위축되지 않는 건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은 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작가님께 항변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며 “제가 비판한 대상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페미니즘을 악용하는 정치인”이라며 “저는 ‘피해 호소인’같은 망측한 용어가 다시는 등장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어 “이성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건전한 교제가 어렵다는 지적에 작가님께서도 충분히 동의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댓글에 추신으로 “저를 ‘엉덩이 탐정’으로 인증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칼럼을 쓴 엘리 작가는 윤 전 총장을 “엉덩이 탐정을 닮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님”이라고 지칭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이 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많이 한다는 얘기도 있다”며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하지, 어떤 선거에 유리하고 집권을 연장하는데 악용돼선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