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황교익씨, 이재명 경기지사/유튜브 '황교익TV'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18일 음식평론가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둘러싼 보은(報恩) 인사 논란에 “경기도의회가 반대하면 내정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지사 측은 황씨 내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황씨가 “극렬 문파는 악마” “이낙연 정치생명을 끊겠다”는 막말로 논란이 커지자 되려 이 지사에게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의 정무특보단장인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도의회에서 황씨 내정에 반대 의견을 내면 이 지사가 그대로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김 전 비서관은 “우리 대한민국의 지방자치가 꽤 오래됐고 의원들의 수준도 매우 높다”며 “그래서 어떤 문제가 있으면 문제점을 찾아서 지적을 할 거고 그 지적이 합리적이라면 당연히 행정단위에서는 수용을 하는 것이 관례고 상식”이라고 했다.

황씨에 대한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30일 열린다. 이 지사도 전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황씨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요구에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걸 보고 국민 여론도 보고, 도민들의 의견도 봐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17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과 황교익(59)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판하고 있다. 2021.08.17. iambh@newsis.com

황씨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공사 주인인 경기도민이 결정해야한다”며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도의회가 청문회를 열어 적격 여부를 판단한다. 후보자로서 도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 측은 도의회 결단에 맡기겠다면서도 황씨 내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비서관은 “황씨에 대한 문제제기가 단순히 ‘(이 지사의) 형수 쌍욕을 변호해줬다’는 데 대한 보은 인사라는 건 정치적인 잣대를 세우고 호불호의 관점에서 무조건 누구는 안 된다라는 기준에서 접근한 것”이라며 “인사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시스템의 측면에서는 대단히 잘못됐다”고 했다.

하지만 황씨 논란이 커지면서 이 지사 캠프 인사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의 ‘보은 인사’ 비판에 황씨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 “인간이 아닌 짐승들이 하는 일”이라고 공격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 측의 친일 공세에 “이낙연씨는 인격적 모독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을 싫어하는 여러 극렬 문파들이 저와 관련되는 모든 곳에 ‘일 주지 마라’ 하루에 몇 십 통씩 전화를 해 방해한다”며 “극렬 문파들은 사람을 죽이려고 덤비는 악마들”이라고 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내정에 결격 사유가 있는 게 아닌데도 자꾸 막말이 회자되면서 이 지사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