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야권 분열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안 대표가 독자 출마하고 열린민주당까지 후보를 낼 경우 대선이 다자 대결이 되면서 지금보다 복잡한 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가 제3지대에서 중도층을 규합하다가 국민의힘과 막판 단일화를 이룰 경우 파급력은 훨씬 커질 수 있다.
민주당은 안 대표가 ‘제 3지대’에서 세력을 키우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11월쯤 야권 후보 단일화 담판을 노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안 대표와 가까웠던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본지 통화에서 “어차피 지금 안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들어가면 다른 후보들과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취급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독자 행보를 하다가 막판에 단일화를 하면서 국민의힘에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특히 안 대표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중도 세력을 규합해 제3지대 공간을 넓힌 뒤 야권 통합을 꾀한다면, 여권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 거대 정당에 피로를 호소하는 무당층 비율이 커지고 있는데, 안 대표가 이들을 포섭한 뒤 향후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야권 통합을 하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안 대표의 합당 결렬 선언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대선 경선기획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안 대표가) 그러는 게 굉장히 구태한 정치 접근 방식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주기는 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범여권이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으로 갈라져 있는 구도 역시 부담 요소다. 정의당은 역대 대선에서 5~6%대 득표율을 기록해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차기 대선은 박빙 승부가 될 거란 전망이 크기 때문에 과거 어느 때보다 범여권 결집이 필요하다”며 “정의당이 완주하고 열린민주당까지 후보를 낼 경우 민주 진보 진영 표가 분산돼 불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