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4일 최근 격화되고 있는 국민의힘 당내 갈등을 두고 이준석 대표에 대해 “캠프들이 싸우면 중간에서 대표가 말려야 하는데 대표가 나서서 캠프들과 싸우고 있다”며 “대표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상훈 기자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준석의 당 혁신안이란 게 ‘능력주의’의 관철인데 그 능력의 척도라는 게 결국 말싸움하는 재주”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그걸 겨루는 형식은 토론배틀이고. 종편 방송 동원해 분위기 붐업 하고 이게 그가 가진 정치 철학의 전부”라며 “거기에 스타 의식이 너무 강해서, 자기 개인정치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갈등의 축이 되고 있는 대선 예비후보 합동토론회 등 경선 일정에 대해 “후보토론은 경선이 시작되면 질리도록 할 텐데, 굳이 이를 고집하는 것은 이 행사가 정상적인 후보토론과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붐업을 위한 예능성격으로 토론이 아니라 배틀, 킬링 필드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경선 관리를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일부 당내 주자들과 공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갈등이 커지자 13일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 등 재선의원 16명은 이 대표를 향해 “내부를 향해 쏟아내는 말과 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고 비판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제 와서 대표를 내칠 수는 없다”며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감정대립으로 흐르지 않게 각 캠프에서 쿨 다운하고 ‘선의’를 의심하는 일이 없도록 대표와 각 후보들 사이에 핫라인을 가동해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