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 경기지사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4일 ‘서울공항’(성남비행장)을 이전해 공공주택 3만호를 짓겠다는 부동산 공급 정책을 발표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서울공항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한 뒤 이 부지에 공공주택을 지어 인구 10만명 수준의 ‘스마트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공항을 국민들께 드리는 일부터 시작하겠다”며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서울공항은 주택 약 3만 호(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면적”이라며 “공항을 이전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스마트 신도시로 재탄생 시키겠다”고 했다. 서울공항의 대통령 전용기 이착륙과 재난 시 구호물자 투하 등의 기능은 김포공항으로 옮기고, 미군 비행대대는 오산 공군기지 등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공항 인근 지역 고도제한이 풀려 추가로 주택 4만호를 더 공급할 수 있고, 강남·송파·판교의 업무 중심 벨트와 위례 신도시·성남 구도심 주거 벨트 두 축이 연결된 인구 약 10만 명 수준의 스마트 신도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공항 부지에 공급되는 주택은 공공 주도로 ‘50년 모기지’ ‘20~30년 장기전세’ 등 다양한 형태의 공공주택을 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쟁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현실성도 없고 설득력도 떨어진다”고 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지사가 서울공항 부지가 있는 성남에서만 시장을 8년 했는데 이 문제를 공식 거론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안보, 외교 의전 등 국익 문제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이전하기가 어렵고 국방부 등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정치인들이 수십 년간 선거철만 되면 꺼내드는 공약인데, 이 전 대표 공약은 이를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기본주택’이야말로 현실성 없는 공약”이라며 “기본주택 100만호를 짓겠다면서 어느 부지에 짓겠다고 말하지도 못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전날 무주택자가 저렴한 임대로료 30년 이상 살 수 있는 ‘기본주택’을 역세권에 100만호 이상 짓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