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일 나흘간의 전국 순회를 마무리했다. 영·호남, 충청권까지 1200㎞를 이동하는 강행군에서 이 지사는 팔도(八道)와의 인연을 특히 강조했다. 이는 내달 4일부터 시작되는 지역 순회경선을 앞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이날 충북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희 처갓집이 충주시 산척면인데 그 지역 포함해서 모든 곳이 저(低)발전 위기를 겪는다”며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이어서 표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지속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충청과의 연고를 밝힌 데 대해서도 “이런 말씀까지 드리기가 쑥스럽다”며 “현직 도지사로 충청북도 등 지역을 자주 찾아 뵙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른바 ‘충청대망론’과 관련해선 “제가 충청의 사위여서 충청도민의 기대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들은 출신 지역보다는 내 삶을 바꿔줄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특정 지역 출신 정치인에게 표심(票心)이 기울기보다는 실력으로 판단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이라는 점으로 인해 ‘충청권 후보’라는 인식이 존재한다.
지난달 30일 전국순회 첫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이 지사는 “저는 안동 출신으로 매우 큰 자부심을 갖고 있고, 그 자부심의 핵심은 선비 정신”이라고 했다. “고향 어르신들, 서울 근처로 이사 간 저 이재명 아들 많이 좀 잘봐주이소”라며 경상도 사투리도 썼다. 뒤이어 지난 1일 전북 전주시 방문을 앞두고 캠프에서 “이 지사는 스스로 전북의 친구라고 생각한다”며 “전북 발전의 길은 전북의 친구 이재명이 열겠다”고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과정에서 “호남에서도 소외된 전북도민의 친구가 되겠다”고 했던 약속을 상기하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이 지사는 백제(百濟)발언을 계기로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지역주의 논쟁이 벌어졌던 지난달 25일 광주광역시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정신, 호남정신은 저를 사회로 다시 태어나게 한 사회적 어머니”라면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여러분들이 판단해 달라”고 했다. 이번 전국순회 일정에선 광주·전남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신 김 지사 아내인 김혜경씨가 지난달 2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 지역을 찾아서 지역민심에 호소했다.
현직 도지사인 이 지사는 이번 전국 순회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주말을 끼고 연차까지 별도로 썼다. 내달 4일부터 개막하는 지역 순회경선에서 각 지역별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다. 여권관계자는 “막상 경선에 돌입하면 지역 연고는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충청 사위’ ‘영남 아들’ ‘충북 친구’ ‘광주 어머니’와 같은 이 지사의 발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