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임기를 6개월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3년의 새 상임위원을 지명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에 영향을 끼치려는 ‘인사 알박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21일 “조 위원이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지난 2019년 1월에 임명돼 임기 만료까지 6개월 정도 남은 상태였다. 선관위 상임위원은 선관위원들의 투표로 결정되지만, 관례적으로 대통령이 지명하는 인사가 자리를 맡아왔다. 선관위 상임위원은 비상임인 중앙선관위원장(대법관)을 대신해 사실상 선관위 사무를 총괄하고 사무처 직원들의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요직으로 중도에 사퇴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조 위원은 지난 19일 중앙선관위에서 열린 7월 정례회의에서 다른 선관위원들이 사의 표명과 관련해 묻자 “후임자가 업무에 숙달할 시간을 주기 위해 최근 사표를 냈다. (후임이 구해진 뒤) 10월쯤 물러나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른 선관위원들이 “그러면 정치적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만류했지만, 조 위원은 특별한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완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는 조 위원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내년 대선·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권과 가까운 사람을 앉혀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며 “이번에 새롭게 3년 임기의 선관위 상임위원을 지명하면 다음에 정권이 바뀌어도 선관위는 여전히 민주당의 영향력 아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당 입장에선 조 위원이 예정대로 내년 1월 임기를 마칠 경우 대선 국면과 맞물려 청문회를 열기도 어려울 수 있고 그대로 정권이 바뀔 경우 선관위 상임위원 자리를 놓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는 것이다. 야당 핵심 관계자는 “조 위원이 빨리 그만둬야 하는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치적인 계산이 아니면 이번 중도 사퇴는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조 위원은 선관위원 임명 당시부터 정치 편향 논란이 있었다. 야당은 조 위원이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자 캠프에서 ‘공명선거특보’를 맡았다고 주장하면서 임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야당의 반발 속에서도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