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부터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후보./국회사진기자단

오는 11일 컷오프(예비경선) 발표를 앞두고 8일 마지막으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4차 TV토론은 본경선의 예고편이었다. 이날 TV조선과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선 앞서가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격하는 후보들이 서로 발톱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공방에 나섰다. 민주당 대선 본경선은 첫 투표에서 과반을 얻는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결승투표를 한다. 2위도 충분히 막판 역전이 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컷오프는 9일부터 사흘간 당원 50%, 일반 50% 비율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최종 6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 오는 11일 발표한다.

전반적인 토론은 이날도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를 추격하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허상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이 지사를 겹쳐서 생각하는 당원이 많다”면서 “우선 기본소득에 대한 말씀이 오락가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이 지사가 공관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비공개 정치모임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전 대표가 “(방역 위반이 아닌) 4명이 모였다면 참석자들을 공개하라”고 하자, 이 지사는 “단체장 3명과 식사했는데, (이 전 대표도) 총리 시절 공관에서 몇 날 며칠에 식사했는지 공개했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가 “저는 전부 공개했다”고 답하자, 이 지사도 “지금 참석자들을 알려드릴까요”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언론에 공개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 후보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4차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웃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박용진 의원,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이덕훈 기자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을 물고 늘어졌다. 박 의원은 이 지사가 기본주택 시범단지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는데도 마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정책이 잘못되면 생각을 바꿔야지 말을 바꾸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관련 서류를 건네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위권을 형성 중인 추미애 전 법무장관·정세균 전 총리는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했다. 추 전 장관은 이 전 대표를 지목하면서 “꽃 길만 걸어왔다는 세상의 평가가 있다”면서 “당대표 시절 검찰개혁도 책임 회피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안했다가 역풍을 맞은 것을 두고도 “이 전 대표가 반이재명 연대를 (주도)한다면 그것은 또한 사면연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지층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도 이 전 대표가 발의한 토지공개념 3법에 대해 “토지 원가가 올라가면 대폭적인 주택 공급 확대에 애로가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지난 토론에서 ‘김빠진 사이다’란 평가를 받은 이 지사는 이날도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몸을 바싹 낮췄다. 이 지사는 최근 TV토론에서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한 질문에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답해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거듭 “지나쳤다.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지사 측에선 “경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괜히 상대 후보를 자극해 여권 표를 분산시킬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반면 2~3위권 후보들은 이 지사의 최근 지지율이 정체되자, 결선 투표를 통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본격적인 각자도생(各自圖生) 게임으로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경선 토론회에선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울려퍼지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곡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김두관 후보는 양희은, 인순이, 혜은이 등 중견 가수의 노래를 선곡했다. 반면 최문순 강원지사는 방탄소년단의 ‘소우주’를 들려주며 “이 노래를 아는지 모르는지에 따라 꼰대 여부가 갈린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걸그룹 걸스데이의 ‘여자대통령’을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