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 서해수호관 광장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에서 유가족이 해전 영웅들의 얼굴 부조상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제2연평해전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공식 논평에서 전사자 고(故) 조천형 중사의 이름을 두 차례 틀리게 적은 것으로 5일 나타났다. 제2연평해전의 영웅들을 기억하겠다는 취지의 당 차원 입장문에서 전사자 이름이 수차례 오기(誤記)한 데 대해 유가족 내부에서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경기 평택 서해수호관 광장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9주기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민주당 대표가 참석한 것은 6년 만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김진욱 대변인 명의로 낸 서면 브리핑에서 “송 대표가 해군 ROTC에 지원하는 고 조천현 중사 딸에게 ‘멋진 장교가 되기 바란다’며 응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서면브리핑.

같은 서면 브리핑 말미에서는 “2002년 6월 29일 전사하신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영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을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730자 분량의 서면 브리핑에서 조 중사 이름을 ‘조천현’ ‘조천영’이라고 두 번 틀리게 적은 것이다. 민주당은 조 중사 이름이 틀리게 기록된 서면 브리핑을 홈페이지에 일주일째 게시하고 있다. 한 유가족은 “전사자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것은 또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참수리 고속정의 의무병이었던 고 박동혁 병장은 제2연평해전 이후 약 80일간의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하지만 민주당은 교전이 벌어졌던 2002년 6월 29일 전사했다고 사망일까지 틀리게 전했다. 또 동일한 서면 브리핑에서 제2연평해전 당시 우리 해군이 탑승한 고속정 참수리 357호를 ’3357호'라고 잘못 쓰기도 했다. 이 브리핑에서 김진욱 대변인은 “민주당은 오늘의 튼튼한 안보, 강한 대한민국을 만든 순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민주당 대표가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다녀간 것은, 대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안보이슈에 민감한 2030세대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5월 취임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우리가) 세월호는 챙기면서 제복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겐 소홀했다”고 했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공산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켜낸 호국 영령들을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2함대 서해수호관 광장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해전 영웅들의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2021.06.29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은 최근 대변인 아카데미 프로그램 홍보 포스터에서 영어 서수(序數)를 틀리게 적어 비판 받기도 했다. 홍보 포스터에 첫째를 뜻하는 ‘1st’를 ‘1th’라고 잘못 기입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이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1st가 아니라 1th?”라며 “국민의힘 대변인 토론 배틀 흥행에 당황하셨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