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모(75)씨가 2일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여권은 일제히 “사필귀정”이라며 윤 전 총장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공격했다. 국민의힘은 “연좌제 적용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지만, 내부적으론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현철씨 안내로 YS도서관 둘러보는 윤석열 -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찾아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엔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박정희 기념관을 방문했다. /윤석열 캠프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검찰총장 사위란 존재 때문에 동업자만 구속되고 최씨는 빠져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검찰총장 사위가 사라지자 제대로 기소되고 법적 정의가 밝혀졌다”고 했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 본인이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했을 때 썼던 논리가 경제공동체 이론과 묵시적 동의론이었다”며 “자신의 부인과 장모의 관계에는 사실상 경제공동체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데 그런 입장에서 장모의 1심 유죄판결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빙산의 일각만 드러났을 뿐인데 벌써 윤석열 몰락의 종소리가 울린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시민들은 법치와 공정이란 말에 윤 전 총장이 걸맞은 후보인지 묻고 있다”고 했다.

여당 대선 주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동업자들과) 같이 범죄적 사업을 했는데 이분(장모)만 빠졌다는 게 사법 정의 측면에서 옳지 않았다”며 “제자리로 간 것 같다.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는 말은 결국 거짓말이 됐다”며 “지도자가 되려면 정직해야 한다”고 했다. ‘10원 한 장' 발언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법무장관 재직 시절 수사 지휘를 통해 최씨 기소를 주도한 추미애 전 장관은 “추·윤 갈등이라는 이름으로 보자기 씌우듯 감싼 특권과 반칙, 거대한 악(惡)의 바벨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광재 의원은 “헌법과 법치주의로 대국민 표 팔이를 해온 그의 해명이 궁금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는 장모 구속과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대한민국은 연좌를 하지 않는 나라”라며 “(장모 실형 선고가) 윤 전 총장의 입당 자격 요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법부의 1심 판단이기 때문에 그건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모의 과거 사건까지 사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며 “나이 50 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서 상대 어머니의 직업 혹은 삶까지 검증하고 결혼을 결정할 사람은 없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선 결이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의 검찰과 법원이 친 정권 성향이라는 점에서 선고를 둘러싼 공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이라면서도 “국민적 기대가 컸던 만큼 장모의 실형 선고로 이제 막 출마 선언을 한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 동력이 약화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처가 의혹과 관련해 본인이 직접 국민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고, 그 과정은 지난할 것”이라며 “의혹 해명에 집중하다 보면 정책적 비전이 부각되는 기회를 찾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차라리 국민의힘에 빨리 들어왔더라면 이런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훨씬 대응이 수월했을 텐데 정무적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