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강한 대한민국, 경제 대통령’이란 슬로건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국무총리를 역임하면서 “대통령 빼고 다 해봤다”는 풍부한 정치 경험이 강점이다. 정 전 총리와 정치를 함께 했던 호남·중진(重鎭) 의원, 총리 시절 비서진 등 캠프 조직력은 당내에서 첫손에 꼽힐 정도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강한 대한민국의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출마 선언식에서 대한민국의 시대 정신을 ‘불평등 해소’라고 진단했다. 출마 선언문에서도 ‘불평등’이라는 낱말이 13차례 등장했다.

정 전 총리는 “모든 불평등과 대결하는 강한 대한민국의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밥을 퍼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밥을 지어내는 역동성”이라며 “정세균은 미래 경제를 지휘하고 먹거리도 만드는, 밥 짓는 경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업인으로 쌍용그룹에서 17년간 일했고,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지낸 ‘경제통’임을 부각한 것이다.

사회적 격차 해소 방안으로 혁신 경제, 소득 4만불 시대 달성, 돌봄 사회라는 화두(話頭)도 제시했다. 그는 “대기업 노동자의 땀과 중소기업 노동자의 땀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3년간 대기업·금융공기업 근로자들의 급여를 동결해서 그 여력으로 하청 중소기업 근로자 급여 인상 등에 나서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정세균 대선 캠프 구성

부동산 문제도 “국민 박탈감을 유발하는 자산 격차의 시작”이라고 규정했다. 정 전 총리는 “부동산을 잡을 게 아니라 부동산을 짓겠다”며 “청년과 서민에게 공공임대주택 공급 폭탄을 집중적으로 투하할 것”이라고 했다. 임기 중에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공공분양 아파트 30만호를 공급하는 것이 정 전 총리가 제시한 청사진이다.

‘정세균 캠프’는 6선의 정치 활동에서 비롯된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영문 이니셜을 딴 ‘SK계’는 최대 계파인 친문(親文)과 함께 “조직다운 조직”으로 거론된다. 정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대표 등에 있으면서 공천·당직을 줬던 인사들이 주축이다.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영주 의원(4선)이 맡았다. 안규백(4선)·서영교(3선) 의원은 선대본부장, 정 전 총리의 복심인 이원욱 의원(3선)은 조직본부장, 김교흥 의원(재선)은 직능본부장에 각각 임명됐다. 이 의원은 현역 의원 60여 명이 참여하는 정 전 총리 지지 모임 ‘광화문 포럼’ 운영위원장도 맡고 있다. 정무 파트는 김민석 의원(3선), 정책 파트는 김성주 의원(재선)이 주도한다.

측근 그룹으로는 총리 시절 호흡을 맞췄던 김성수 전 비서실장, 정기남 전 정무실장, 권오중 전 민정실장 등이 있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정 전 총리를 돕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정 전 총리를 돕는 전문가들도 고려대가 중심이다.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호 공약인 ‘미래씨앗통장’(20세 청년에게 1억원 지급)을 설계했다.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 전 총리의 총리 재임 시절 방역·백신 분야 코치로 알려져 있다. 홍기준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는 정 전 총리의 개인 싱크탱크 격인 ‘국민시대’의 국민시대포럼 좌장 출신이다. 외교 분야는 이백순 전 호주 대사가 자문하고 있다.